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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담장을 허물다/공광규
이름: 하늘소(24,이상훈)


등록일: 2014-12-18 07:58
조회수: 2665 / 추천수: 383
 
담장을 허물다/공광규


공광규

고향에 돌아와 오래된 담장을 허물었다
기울어진 담을 무너뜨리고 삐걱거리는 대문을 떼어냈다
담장 없는 집이 되었다
눈이 시원해졌다

우선 텃밭 육백평이 정원으로 들어오고
텃밭 아래 살던 백살 된 느티나무가 아래둥치째 들어왔다
느티나무가 느티나무 그늘 수십평과 까치집 세채를 가지고 들어왔다
나뭇가지에 매달린 벌레와 새소리가 들어오고
잎사귀들이 사귀는 소리가 어머니 무릎 위 마른 귀지 소리를 내며 들어왔다

하루 낮에는 노루가
이틀 저녁은 연이어 멧돼지가 마당을 가로질러갔다

겨울에는 토끼가 먹이를 구하러 내려와 밤콩 같은 똥을 싸고 갈 것이다
풍년초꽃이 하얗게 덮은 언덕의 과수원과 연못도 들어왔는데
연못에 담긴 연꽃과 구름과 해와 별들이 내 소유라는 생각에 뿌듯하였다

미루나무 수십그루가 줄지어 서 있는 금강으로 흘러가는 냇물과
냇물이 좌우로 거느린 논 수십만마지기와
들판을 가로지르는 외산면 무량사로 가는 국도와
국도를 기어다니는 하루 수백대의 자동차가 들어왔다
사방 푸른빛이 흘러내리는 월산과 성태산까지 나의 소유가 되었다

마루에 올라서면 보령 땅에서 솟아오른 오서산 봉우리가 가물가물 보이는데
나중에 보령의 영주와 막걸리 마시며 소유권을 다투어볼 참이다
오서산을 내놓기 싫으면 딸이라도 내놓으라고 협박할 생각이다
그것도 안 들어주면 하늘에 울타리를 쳐서
보령 쪽으로 흘러가는 구름과 해와 달과 별과 은하수를 멈추게 할 것이다

공시가격 구백만원짜리 기울어가는 시골 흙집 담장을 허물고 나서
나는 큰 고을의 영주가 되었다

-------------------------------------------------
-하늘소가 공광규 시 읽기-


내 고향은 강원도 평창군 대화면 개수리 산골이다. 우리 집은 산기슭에 있었다. 집 뒤에는 산이 병풍처럼
펼쳐져있고 마당 십여 미터 거리에 도랑이 있었고 도랑에는 낮에도 가제가 기어다녔다. 초가집 마루에
걸터앉아 앞산을 바라보면 산 능선에 퉁퉁바위가 있었고 그 위를 잠자리비행기(헬리콥터)가 날아다녔다.

여름 비바람이 앞산 골짜기를 달리면 갈참나무 뒷면이 하얗게 뒤집혔다. 밤이면 개똥벌레가 지붕 위를 잉

잉 날아다녔고 한 여름 초저녁은 쌀쌀 하기까지 했다. 물이 워낙 차가운 탓에 모기에 물린 기억은 없었다.

이 모든 것이 담이 없는 시골 초가집에서 보는 풍경 이었다.

담은 영역의 가장 일반적인 표현이다. 영역에는 안정감과 배타성이 공존 한다. 인간은 안정감을 기반으
로 또 다른 세상으로 자신의 확장을 도모한다. 그런 점에서 영역 표시는 긍정적이다. 그러나 인간이 이
세계를 자유롭게 누리다 가고 싶은 욕망에 반하는 측면만은 부정할 수 없다. 인간에겐 영역이 주는 안정
감과 그 것을 헐고 세상과 소통하고 싶은 양면이 상존한다.

조금 더 가보자. 인간은 홀로 태어나 홀로 돌아간다. 그러나 태어나는 순간 이미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기
다리고 있다. 그 울타리 안에서 안정감을 누리기도 갈등을 경험하기도 한다. 대다수 사람들은 하나의 자
연인으로 누리고 싶은 삶과 가족 구성원으로서 의무에 부딪힌다..... 나만 그런가.

울타리 즉 영역이라는 금은 태생적으로 긴장감을 유발 시킨다. 그 금을 어떻게 활용하여 자신의 인생 경
영을 어떻게 할지는 인생관과 가치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가족 구성원으로서 의무나 사회적인 의무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한 개인에게 주어진 삶이라는 영역은 그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불가침 지역임은

부정할 수 없다.... 너무 많이 왔나

공광규 시인은 담을 허물고 많은 것을 누렸단다. 그것을 선택하고 행복하면 된다. 허문 것이 후회되면
다시 쌓으면 된다. 그렇게 왔다 갔다 사는 거이 인생살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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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소(24,이상훈)   2014-12-18 08:07:36
저 시가 2013년도 시인들이 뽑은 최고의 시라고 들었습니다. 시가 참 좋습니다.
들길(24,박금주)   2014-12-18 10:27:02
저도 갠적으로 참 좋아라하는 시입니다
흙집 담장하나 허물었을 뿐인데
스케일이 무척 크신 공광규선생님 멋져요^^
달래(24,유혜선)   2014-12-18 10:33:02
"오서산을 내놓기 싫으면 딸이라도 내놓으라고 협박할 생각이다"
ㅎㅎㅎ 집의 모습이 그려졌구요
이상훈샘의 집 모습도 그리면서 "개수리 성지"도 그래도 있나..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ㅎㅎㅎ
설중매(24,김정수)   2014-12-23 21:44:36
담을 허물 용기는 없고...
창을 통해 차경으로나마 자연을 품어 볼까요!
운달산지기(오대석)   2015-01-07 15:46:15
하늘에 울타리를 친다

나보다 한수위가 계셨네
기껒해야 주흘산이 내꺼라고 큰소리치고 살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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