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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참 빨랐지 그 양반
이름: 하늘소(24,이상훈)


등록일: 2014-11-25 05:45
조회수: 2865 / 추천수: 378
 
참 빨랐지 그 양반

 

이정록


 
신랑이라고 거드는 게 아녀 그 양반 빠른 거야 근동 사람들이 다 알았지 면내에서 오토바

도 그중 먼저 샀고 달리기를 잘해서 군수한테 송아지도 탔으니까 죽는 거까지 남보다 앞

게 섭섭하지만 어쩔 거여 박복한 팔자 탓이지


 읍내 양지다방에서 맞선 보던 날 나는 사카린도 안 넣었는데 그 뜨건 커피를 단숨에 털어

넣더라니까 그러더니 오토바이에 시동부터 걸더라고 번갯불에 도롱이 말릴 양반이었지

겨우 이름 석자 물어 본 게 단데 말이여 그래서 저 남자가 날 퇴짜 놓는구나 생각하고 있

는데 어서 타라는 거여 망설이고 있으니까 번쩍 안아서 태우더라고 뱃살이며 가슴이 출렁

출렁하데 처녀적에도 내가 좀 푸짐했거든 월산 뒷덜미로 몰고 가더니 밀밭에다 오토바이

를 팽개치더라고 자갈길에 젖가슴이 치근대니까 피가 쏠렸던가 봐 치마가훌러덩 뒤집혀

얼굴을 덮더라고 그 순간 이게 이녁의 운명이구나 싶었지 부끄러워서 두 눈을 꼭 감고 있

었는데 정말 빠르더라고 외마디 비명 한번에 끝장이 났다니까 꽃무늬 치마를 입은 게 다

행이었지 풀물 핏물 찍어내며 훌쩍거리고 있으니까 먼 산에다 대고 그러는 거여 시집가려

고 나온 거 아녔냐고 눈물 닦고 훔쳐보니까 불한당 같은 불곰 한 마리가 밀 이삭만 씹고 있

더라니까 내 인생을 통째로 넘어뜨린 그 어마어마한 역사가 한순간에 끝장나다니 하늘이

밀밭처럼 노랗더라니까 내 매무새가 꼭 누룩에 빠진 흰 쌀밥 같았지

 얼마나 빨랐던지 그때까지도 오토바이 뒷바퀴가 하늘을 향해 따그르르 돌아가고 있더라니

까 죽을 때까지 그 버릇 못 고치고 갔어 덕분에 그 양반 바람 한번 안 피웠어 가정용도 안되

는 걸 어디 가서 상업적으로 써 먹겠어 정말 날랜 양반이었지

 

 

-제가 읽는 느낌-


  매력이 없으면 독자들이 외면 한다. 이 시는 서사 구조로 독자를 몰입하게 하는 힘이 있다. 시가 어떤 구

조로 이루어졌든 매력이 없으면 지루하다. 매력이 없으면 한 줄로 된 시도 지루하다. 시 속 주인공이 자기

고백처럼 이런 시를 쓰려면 연륜과 정신력이 필요하다. 연세 지긋한 아낙네에게 들은 이야기를 맛있게 엮

어 놓았다. 이 시에도 드라마에서 본 듯한 상투성이 없지 않다. 일을 치루고 울고 있는 처녀를 외면한 채

먼 산에다 대고 시집가려고 온 거 아니냐고 묻는 장면이 그렇다. 하지만 밀밭에 오토바이를 팽개치고 나누

는 정사는 역동감이 느껴진다. 요즘 그러다간 00 사나이 말 타고 서부로 가야 한다. 감옥갈 일이다.

 

   이 시가 픽션이라면 재미있게 만들어낸 얘기에 불과하다. 하지만 논픽션 일 때는 강력한 힘을 가진

다. 사실 이 장면보다 더 드라마틱한 경험을 한 시인들도 많을 것이다. 그것을 내 놓았을 때 발생 할 여파

를 고려해 접어두는 것이다. 저요?  아 저~는 없었어요ㅎ 

 

얼마나 빨랐던지 그때까지도 오토바이 뒷바퀴가  하늘을 향해 따그르르 돌아가고 있더라니까

 이 과장 된 장면은 대단히 해학적이다. 이 상황에서 이것보다 남자의 빠름을 재미있게 묘사 할 수 있을까.

이 시를 읽은 독자들이 외설적이라거나 그놈 쥑일 놈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듯하다. 이것이 시를 연출

하는 힘이다. 시에서 잘 끓인 육개장 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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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소(24,이상훈)   2014-11-25 06:00:56
이 시가 재미있어서 소개해 드리며 저의 느낌을 뒤에 살짝 얹었습니다ㅎ
들길(24,박금주)   2014-11-25 09:27:35
이정록님의 동시집을 읽으면서도 입꼬리가 행복했었습니다

삼만이도 그랬을까?ㅎㅎㅎㅎ
달래(24,유혜선)   2014-11-25 10:24:47
참 빠르네요 그 냥반 으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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